
유엔이 매년 발행하는 Human Development Report의 1992년 표지에 나온 도표입니다.
세계 소득분배율 도표이지요.
연도 1960년 1989년 1998년
상위 20% 70.2% 82.7% 86%
하위 80% 29.8% 17.3% 14%
쉽게 말해서 쌀 100 가마니를 놓고 부자들 20명이 86 가마니를 독차지하고 나머지 80명이 14 가마니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세계의 현실이라는 말이지요.
이런 현실보다 더욱 더 기가 막히는 현실은 왜 해가 갈수록 상위 20%는 더욱 많은 것을 독차지 하고 하위 80%는 더욱 더 많이 빼앗기는 것인가? 왜 세계는 20 대 80의 세계에서부터 점차 10 대 90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인가? 왜 자본주의는 계속해서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며, 환경을 더욱 파괴하는가? 하는 물음들이지요.
이 도표에서 전세계 가난한 민중들의 아비규환과 하느님의 신음소리를 듣고, 그 원인을 규명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할 때, 신학함의 의미와 삶의 목표가 깨달아질 것이니,
오늘날 인류가 충분히 먹고도 남는 식량을 생산하면서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을 굶어 죽게 만드는
제노사이드를 비롯해서 매년 수만 종의 생명체들을 이 우주에서 영원히 멸종시켜버리는 바이오사이드,
생명의 자궁인 지구 자체를 점차 죽여가는 지오사이드, 그리고 천년왕국론자들의 코스미사이드까지
그 근본 원인이 이 도표 하나에 나와 있다고 확신합니다. 21세기 신학과 윤리학의 출발점이라는 말이지요.
"결국 인류의 대다수는 제국의 십자가 위에 매달려 있으며, 고난에 대한 신비한 이해를 확대시키면, 어머니 지구의 종자들과 원소들 역시 산업주의의 십자가 위에 매달려 있다."
- Dorothe Soelle, The Silent Cry, 141.
- Sallie McFague, A New Climate for Theology, 117.
- Sallie McFague, A New Climate for Theology, 118.
| ‘기부와 가난 동시에 늘리는 사회’ | |
![]() | 한승동 기자 |
〈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1만5000원
갑부들 거액 자선기금 뒤에 가난한 나라에 돈 꿔주고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이 최근 5년간 자선기금으로 사회에 기부한 돈이 406억달러를 넘고, 세계 최고갑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 부부가 기부한 돈은 360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는 “당신들은 구호를 받는 가난한 자들을 원하지만, 나는 가난이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타인의 가난과 고통을 자신의 행복감을 배가하는 재료로나 여기는 무정하고 인색한 부자들이 즐비한 현실에서 버핏과 게이츠의 선행은 분명 돋보인다. 하지만 갑부들의 거액 기부를 마냥 찬양해도 될 만큼 세상사는 단순 명쾌하지 않다. 위고라면 당연히, 그런 거액의 희사를 예찬하기 전에 특정 개인들이 웬만한 국가들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능가하는 돈을 기부할 만큼 천문학적인 재산을 모을 수 있고 또 그런 거액을 뿌려야 할 정도의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사회체제 자체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을 것이다. 2000년부터 지난 4월까지 8년간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이었고 5월부터는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일하는 전 제네바·소르본 대학 사회학 교수 장 지글러에 따르면 버핏과 게이츠야말로 전지구적 빈곤의 원인 제공자일 수 있다. 그들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부금은 천문학적 규모의 극빈자들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천문학적 규모의 가난을 확대재생산하는 장치일 뿐이다. 그들이 쌓은 부의 왕국은 “동시대인들의 고통을 통해서 모든 인간에게 가해진 불명예를 먹고 자란” 수치와 치욕의 제국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이미 그런 모순구조를 고발한 지글러는 <탐욕의 시대>(원제: 수치의 제국)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버핏이나 게이츠가 고리대업자가 아닌 이상 그들이 그런 문제로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탐욕의 시대>가 문제삼고 있는 것도 그들이 아니다. 지글러가 겨냥하고 있는 것은 “인류가 이제까지 만들어낸 것들 중에서 가장 앞서 가는 첨단기술과 막대한 자본, 강력한 연구소들로 무장한 민간 다국적기업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정의롭지 못하고 치사한 질서를 고착시키는 주역들”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세계 500대 다국적기업들(이들의 58%가 미국적)이 지구 전체 생산의 52%를 차지하며 이는 중하위 133개국의 생산액보다 많다. 에티오피아를 인구 720만명이 빈사상태에 처한 기아천국으로 전락시킨 커피값 폭락, 중요한 농산물 수출국이면서도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인구가 5300만을 헤아리는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이 목축과 바이오연료 채취를 위해 난도질당하는 비극도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다국적기업들, 그리고 거기에 아부하며 기생하는 현지 관리들과 법률전문가와 지식인, 장사치 등 소수 매판세력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지금의 농업생산력으로도 세계는 120억명을 정상적으로 먹여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층이 20억이나 되고 8억5400만이 심각한 만성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5초마다 10살 미만 어린이 한 명이 굶어 죽고 4분마다 한 명이 비타민A 결핍으로 시력을 잃는다. 매년 수천만명이 치료 가능한 질병과 기아로 죽어간다. 지글러는 상위 1%의 소득이 세계 인구 57%의 소득을 능가하는 이런 세상을 “소수, 즉 대체로 별다른 의식 없이 사는 백인들의 편의를 위해 언제까지고 대다수가 가난과 절망, 착취, 기아 속에서 신음해야 하는 세상”으로 정의한다. 이를 봉건사회로의 회귀로 파악하는 그는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와 같은 북반구 채권은행들을 비롯한 다국적기업들이야말로 현대의 봉건제후들이며 그들이 “민중을 노예화시키고 그들이 지닌 힘과 자원, 즉 꿈을 빼앗기 위해 동원하는 두 개의 강력한 대량살상무기”가 바로 “부채와 기아”라고 규탄한다. 그는 이윤 극대화를 향한 제후들의 경제전쟁은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상적인 것이며, ‘수치의 제국’의 존재조건이라고 규정한다. 버핏과 게이츠들은 바로 그 제국의 정점에 자리잡고 있는 수혜자들이다. 지글러는 지금 세상을 봉건적 모순이 극에 달했던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절에 빗댄다. 1791년 군대가 민중에게 발포한 샹드마르스의 학살 뒤 혁명가 그라쿠스 바뵈프는 “아무런 방비도 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희생자들이 늘어가는 이 같은 현실보다 더 구역질나는 전쟁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라며 “민중들이여, 야만적인 구시대적 제도들을 모두 전복하라!”고 외쳤다. 지글러 역시 희망은 그런 세상을 거부하는 인간의 이성 속에 깃들어 있다고 본다. 지글러는 그 이성의 발현을 위해 자신이 전세계를 뛰어다니며 확인한 다양한 진실들을 책에 쏟아부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책이 새로운 봉건체제를 무너뜨리는 21세기 대혁명의 봉홧불이 되기를 소망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 ||||||||||||||||||||
| 기사등록 : 2008-12-12 오후 09:5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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