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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결과는 평화가 되고 정의의 성과는 영원히 평온과 신뢰가 되리라. (이사야 32장 17절)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의 백지화와 국가공권력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사제 · 수도자 · 자매 · 형제들은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 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이는 한국 천주교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결정이며,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이 땅 양심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정부와 해군이 건설하려는 해군기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체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것입니다. 제주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와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입장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하였으며 이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였습니다. 지난 해 10월 10일에는 전국의 사제, 수도자, 자매, 형제들이 강정포구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며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를 출범시키고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를 지속해 왔습니다. 이는 정의로운 일을 행함에 머뭇거림이 없어야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생명과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는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실천입니다.
그러나 1월 10일 제주 해군기지 공사 현장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기도 중이던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연합회 소속 수녀 18인과 예수회 사제(수사) 1인 등 29명이 경찰에 의해 서귀포경찰서로 연행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심지어 아직 청소년인 강정 평화학교 학생 4명은 연행된 지 3일째가 되어서야 석방되었습니다.
수도복을 입은 많은 수녀들이 경찰 호송버스에 태워져 경찰서로 연행된 일은 군사독재정권시절에도 없었던 초유의 사태이며, 현장에 서 있었다는 이유로 연행된 여성, 노래와 무용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던 청소년들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하는 행위, 수도자는 풀어주고 수도자들보다 더 보호 받아야 할 청소년들을 3일이나 가두어 두는 말도 안 되는 공권력 앞에서 저희 수도자들은 수도자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나라의 경찰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동안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수차례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연행되었고 미사 중 경찰의 방해로 미사가 중단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또, 지금 제주지방법원에서는 12인의 사제․수도자들이 한날, 한시, 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유례없이 참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남쪽 끝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가 공권력의 폭력과 무례에 대해 더 이상 침묵 할 수만은 없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한국 천주교회와 국민들에게 즉각 사죄하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강정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보다 해군과 시공사의 탐욕과 불법이 더 우선시 되고 보호받고 있습니다. 용역회사 직원들의 욕설과 폭언, 연행하고 고착시키라는 경찰 지휘관의 고함소리가 바람소리, 파도소리보다 더 자주 들립니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는 물론 그 공사를 비호하기 위하여 자행되는 경찰과 용역회사 직원들의 폭력 역시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일선에서 국민과 사회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대다수의 경찰들과 공권력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 있었던 순간들에 대한 회개와 반성 없이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 할 수는 없습니다. 평택 대추리 황새울 들판에서,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이 켜져 있던 서울광장에서, 용산참사 남일당 건물 옥상위에서, 77일간의 옥쇄 파업을 하던 쌍용자동차 도장공장 지붕위에서,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해변에서, 권력에 의해 빼앗기고, 자본에 의해 쫓겨나던, 국민들을 국가 공권력이 넘어뜨리고 밟고 지나갔습니다.
국가 공권력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될 때에만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국가공권력은 아무도 원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경찰은 국민의 준엄한 꾸짖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합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제주 해군기지의 백지화와 경찰과 국가공권력의 회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왔고 앞으로도 기도할 것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제주 해군기지의 백지화와 이 땅의 국가공권력의 회개를 위해 천주교회의 자매 ․ 형제들과 국민들의 함께 마음을 모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너 강정아, 너는 한국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에 평화가 시작되리라”고 하신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의 말씀처럼 강정의 평화가 우리의 평화라는 진리를 잊지 않고 기도하고 실천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와 해군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하느님의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가공권력이 부당하고 폭력적인 공권력행사에 대해 사죄하고 회개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며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하여 억압받고 쫓겨나는 이 땅의 민중들이 그동안 권력과 자본에 의해 받은 상처와 아픔이 치유 받고, 예수께서 가장 사랑하셨던 우리 민중들이 차별받지 않고 진정한 주인이 되는 날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2012년 1월 31일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전국 여성 수도자 4032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