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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처드 로어
번역자 김준우
출판일 2015-02-10
가격 12,000원
ISBN 978-89-97339-20-4 03230
  • 한기연 2015.01.30 04:42 글쓴이
    

    옮긴이의 말

     

     

    어둡고 힘겨울수록 떨쳐 일어나 마음속 촛불을 밝혀야 한다. 상처들이 너무 많아 악몽에 시달릴수록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 닦아야 한다. “살인자들과 어릿광대들의 세상”(엘리 위젤)에서 영혼이 피폐해질수록 생명의 신비와 인간의 존엄성을 신뢰해야 한다. 아이들의 목숨과 꿈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들의 억울함이 하늘에 사무칠수록, 청년들의 절망이 깊어갈수록, 인간의 생명권과 공동선을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마저 무너져 내리고 파시즘의 망령이 덮쳐올수록, 더욱 밝고 담대하게 자기 정체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이라는 거대한 탁류가 바닥 모를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갈수록 인간의 아름다움과 사랑만이 우리를 견딜 수 있게 하는 희망이라는 믿음을 놓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붕괴로 인한 수단, 시리아, 예멘 등의 내전사태를 보면서 10년 후에는 본격화될 전 지구적 식량폭동을 예상하며 참담했던 나에게 로어 신부의 글(『생태 영성』)은 다시 믿음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하느님의 성육신이 빅뱅에서 시작된 은총임을 역설했다.『벌거벗은 지금』(Naked Now, 2009)과 『프란체스코의 다른 사랑』(Eager to Love, 2014)은 내 눈에서 또 다른 비늘을 벗겨냈다. 그리스도교가 예수보다 플라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성육신(incarnation)을 탈육신(excarnation)으로 둔갑시켰다고 믿는 그는 역사의 모든 비극의 근본 원인이 에고중심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믿음과 교리 중심의 종교에서부터 신비주의 전통에 기초해서 삶의 모순과 역설을 포용하는 비이분법적(non- dual) 사랑과 묵상 중심의 종교로 변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책을 읽었다. 하느님은 우리의 상실, 비탄, 절망, 원한, 실수, 패배처럼, 빼앗기고 짓밟히고 견디기 힘든 삶의 무게들을 통해 우리의 피눈물을 다지고 또 다져서 우리의 진짜 자기라는 독특한 다이아몬드로 만드시며, 짙은 어둠 속에서 그 보석을 캐내는 것이 바로 우리를 부활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해석이 충격이었다.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의 죄책감은 자기를 파괴할 정도로 깊고 처절한 것이지만, 이런 상실과 아픔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가짜 자기라는 돌무더기를 헤치고 진짜 자기를 찾도록 인도하시며, 무덤을 찾아간 막달라 마리아처럼 “끝장난” 상황 속에서 그리움을 부둥켜안고 하늘의 뜻을 찾는 이가 마침내는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시스템이 무너지고 생지옥으로 바뀌는 근본 원인도 우리 자신의 “소아” 중심적 삶의 방식이 구조화된 탓이며, 생지옥 속에서 존엄성을 지키는 길은 진짜 자기를 발견하도록 인도하시는 분을 내 안에 모시는 길이다. 탐진치 삼독(三毒)의 뿌리를 뽑아내는 길도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내 안에 계신 분의 사랑 앞에 벌거벗은 채 섬으로써 가짜 자기를 벗어나는 길이다. 구조악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에고의 집착과 영적인 미망에서 비롯되기에, 문제의 증상이 아니라 그 뿌리(에고)에 직접 도끼로 내리치는(마르코 3:10) 이 책은 내가 그동안 번역한 많은 책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큰 도전을 받은 책이었다. 더 이상 웃을 수 없게 된 이들을 생각하며 “실패자들(losers)을 위한 로어 신부의 복음”을 번역했다.

    이 책은 생존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된 시대에 우리가 잊고 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각자도생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지를 깨우쳐준다. 나의 참된 정체성을 찾고 내 인생의 본래적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내 안에서 먼저 죽어야만 하는 것은 흔히 “신본주의자들”이 말하듯 인성이나 주체성이나 육체가 아니라, 가짜 자기이다. “폭력이 구원한다”는 신화가 인류 역사를 지배하게 된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타인을 향해 폭력을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절대적 가치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절대적 가치들은 집단의 내부에서 밖을 바라보는 에고 중심의 이분법적 사고방식, 즉 남들과 비교하고 판단하고 경쟁하는 양자택일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는 체제의 밑바닥에서, 가장자리에서, 바깥에서 전체와 연결시켜 부분을 바라보는 하느님의 시선, 즉 “둘이 아니지만 하나도 아닌” 불이적(不二的) 사고방식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절대적 가치들을 상대화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함께 아파하는 마음과 용서, 포용을 통해 에고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도록 안내함으로써 생지옥 속에 “하느님 나라”를 이루셨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고난이며 사랑이다.

    성서의 예언자들은 악마가 장악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 속에서 하늘에서 내려올 메시아나 정치군사적 영웅만이 아니라, “남은 자들” 속에서 참사람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며 “마음에 할례를 받는” 새로운 언약을 통해 인간이 새롭게 창조되는 날을 기다렸다.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서로 섬기면서 당당하게 고난을 견딜 희망의 근거는 예수가 “안티 메시아”(anti-Messiah)였다는 점이다(Rosemary Reuther, 2014: 203). 세례자 요한을 비롯해서 유대인들이 기다려왔던 메시아는 다윗 왕과 같은 영웅적인 전사, 강권적이며 폭력적이며 일방적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인물이었다. 이들은 사람들의 복수심을 일시적으로 충족시킬 수는 있어도, 세상의 문제들은 전혀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예수는 메시아주의(“폭력이 구원한다”)가 얼마나 위험하며 비주체적이며 무책임한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변화된 자유인이 되어 하느님 나라에 참여하기를 기대하시는 하느님을 믿고(로버트 펑크), 친밀하며 비폭력적인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함으로써 나눔과 섬김을 통한 평등공동체를 세우고 확대하는 방법뿐이라는 것을 예수는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예수는 세례자 요한이 품었던 미래에 대한 소망과 묵시를 현재의 사랑과 섬김, 분배정의 구현을 통해 이루어나가는 길을 찾았다(토마스 쉬한, 도미닉 크로산). 예수가 자신의 초자연적 능력에 대한 제자들의 투사를 매우 경계한 대신에 모든 이들에게 참사람의 길을 걸어가도록 용기와 힘을 실어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월터 윙크). 따라서 예수가 꿈꾼 후천개벽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개인의 철저한 변화를 통해 공동체의 평화에 이르는 미륵상생의 길이라고 믿는다.

    전통중심의 가톨릭 전통과 성서중심의 개신교 전통 모두를 극복하는 프란치스칸-웨슬리안적이며 신비주의적 관점에서, 인간, 하느님, 예수, 성령, 복음, 부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해석하여 하느님의 은총과 참사람의 길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서 온갖 상처들로 인해 지치고, 자신과 세상에서 아무런 희망을 찾지 못해 피폐해진 영혼들이 하느님의 신비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영적 담대함에 이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 한기연 2015.04.16 11:28 글쓴이

    윤홍식의 철학힐링 - 참나와 함께 사는 삶

    https://www.youtube.com/watch?v=wReUngGv6OM&feature=player_detailpage

  • 한기연 2015.08.25 10:32 글쓴이






    98페이지 수정



    난는 사람들에게 묵상의 반대는 반사작용이 아니라고 말하곤 한다. -> 나는 사람들에게 묵상의 반대는 행동이 아니라 반사작용이라고 말하곤 한다.

    
  • 한기연 2015.11.21 18:27 글쓴이

    역자의 소감 동영상- 삭개오교회

    http://diakonia.ne.kr/etcmovie/27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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