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여름 극한 폭염으로 인해, 유럽에서만 35,000여 명이 죽었다. 그리고 금년 엘리뇨는 태평양의 해당 지역 평균 온도가 이미 6개월 동안 섭씨 2도 상승했으며, 금년 말까지 섭씨 4도 상승할 것이라서 2027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7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어 가장 덥고 최악의 기후 재난이 예상된다. 아시아에 홍수 등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영국 정부는 시민들에게 겨울 폭풍으로 인해 정전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며칠 동안 견딜 수 있는 식량과 식수를 준비하도록 요청했다.
[지금뉴스] 유엔, ‘기온상승폭 1.5도’ 기후목표 달성 불가능 시인 / KBS 2026.09.02.
Found your hope, then, on the ground under your feet.
Your hope of Heaven, let it rest on the ground
underfoot. Be it lighted by the light that falls
freely upon it after the darkness of the nights
and the darkness of our ignorance and madness.
Let it be lighted also by the light that is within you,
which is the light of imagination.
— Wendell Berry

Council for the Human Future: Addressing Global Risks
전 지구적인 기후 붕괴로 인한 문명 붕괴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악화되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 기후 붕괴·에너지 위기·식량 위기·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에 대비하여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생존능력(resilience)을 갖출 것인가를 다룬 책들, (1) 특히 자녀들이 기후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는 대신 자연에 대한 경이감과 삶의 기쁨,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교육 방법과 (2) “문명 붕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마을”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세 층위로 나누어 읽는 것이 좋다.


1. 생태마을 운동 자체를 이해하는 핵심서
Karen T. Litfin, Ecovillages: Lessons for Sustainable Community (2014)
제가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Litfin은 세계 여러 생태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이들을 생태(ecology)·경제(economics)·공동체(community)·의식(consciousness)이라는 네 차원에서 분석합니다. 농촌형·도시형, 첨단기술형·저기술형, 종교적·세속적 공동체가 모두 포함됩니다.
이 책의 장점은 생태마을을 낭만적인 귀농 공동체로 보지 않고, 현대 산업문명과 다른 방식으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사회적 실험실로 본다는 점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기후 붕괴에 대비한 생태마을’이라는 문제의식에 가장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Diana Leafe Christian, Creating a Life Together: Practical Tools to Grow Ecovillages and Intentional Communities (2003)
생태마을을 실제로 만들려는 사람에게는 Litfin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책입니다. 토지, 재정, 법적 구조, 구성원 모집, 공동체 비전, 의사결정, 갈등 해결, 공동체 경제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특히 저자가 성공한 공동체와 실패한 공동체들을 조사하면서, 왜 상당수 intentional community 프로젝트가 인간관계와 조직 문제 때문에 좌초하는지를 분석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즉, 태양광·유기농·퍼머컬처보다 먼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입니다.
Creating a Life Together 출판사 소개
Diana Leafe Christian, Finding Community: How to Join an Ecovillage or Intentional Community (2007)
앞의 책이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면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공동체 가운데 어디에 들어갈 것인가’에 관한 책입니다. 공동체 조사, 방문, 평가, 가입 비용, 건강한 공동체와 문제가 있는 공동체를 판별하는 법까지 다룹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새로운 생태마을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유럽·미국의 기존 공동체를 방문 조사하여 한국형 모델을 찾는 연구에도 상당히 유용합니다.
2. ‘기후·문명 붕괴 대비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더 중요한 책
Daniel Lerch (ed.), The Community Resilience Reader: Essential Resources for an Era of Upheaval (2017)
이 책은 질문하신 문제의식과 매우 가깝습니다. 출발점부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넘어 resilience, 즉 충격을 받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묻습니다.
기후변화, 화석연료 의존, 경제적 불평등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에너지·물·식량·도시계획·소비·지역경제를 어떻게 재구성할지를 다룹니다. Richard Heinberg, William Rees, Brian Walker 등의 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목차에 아예 에너지 위기, 성장경제의 한계, 지역 식량체계, 물, 에너지 민주주의, 지속가능한 소비 등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생태마을 책보다 ‘기후 붕괴 대비’라는 문제의식이 훨씬 강합니다.
The Community Resilience Reader — Island Press
David Fleming / Shaun Chamberlin, Surviving the Future: Culture, Carnival and Capital in the Aftermath of the Market Economy (2016)
이 책은 더욱 급진적입니다. 제목 그대로 시장경제 이후의 삶을 상정합니다. David Fleming의 방대한 Lean Logic에서 핵심 내용을 Shaun Chamberlin이 재구성한 책입니다.
Fleming에게 중요한 것은 대규모 산업사회를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장거리 공급망과 성장경제가 약화되었을 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경제, 공동체적 상호부조, 지역문화, 소규모 생산, 인간관계와 사회적 신뢰가 다시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생태마을을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post-growth/post-industrial civilization의 기본 사회단위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3. 실제 생태마을 설계까지 간다면
위의 책들과 함께 Global Ecovillage Network(GEN)의 자료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GEN은 현재 생태마을 관련 입문서뿐 아니라 도시 생태마을 매뉴얼, 위기·재난 대응 매뉴얼, 협력적 공동체 문화(cooperative culture) 등에 관한 실무 자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Global Ecovillage Network의 도서·매뉴얼
이것들을 종합하면 제가 생각하는 핵심 독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Litfin → Christian → Lerch → Fleming
즉,
① 실제 생태마을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 Litfin, Ecovillages
② 그런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는가
→ Christian, Creating a Life Together
③ 기후·에너지·경제 충격에 견디는 공동체는 무엇인가
→ Lerch, The Community Resilience Reader
④ 산업문명과 시장경제 자체가 크게 후퇴할 경우 어떤 지역사회가 필요한가
→ Fleming/Chamberlin, Surviving the Future
‘한국에서 기후·문명붕괴에 대비하는 생태공동체를 실제로 만든다’는 목표라면 다음 순서가 좋습니다.
1. Daniel Lerch — The Community Resilience Reader
전체 프로젝트의 이론적 토대입니다. 이 책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환경(environment), 에너지(energy), 경제(economy), 형평성(equity)의 ‘E4 위기’로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community resilience의 여섯 가지 토대를 제시합니다.
2. Diana Leafe Christian — Creating a Life Together
사람들이 왜 공동체를 만들었다가 싸우고 헤어지는가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3. Ben Falk — The Resilient Farm and Homestead
‘실제 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해당합니다. 현재 개정증보판도 나와 있습니다.
4. Patrick Whitefield — The Earth Care Manual
한국과 같은 온대지역에서 퍼머컬처를 실제 적용하기 위한 기본서입니다.
5. David Holmgren — Permaculture: Principles & Pathways Beyond Sustainability
퍼머컬처를 텃밭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하강 시대의 사회설계 원리로 이해하게 해줍니다.
6. David Fleming / Shaun Chamberlin — Surviving the Future
성장경제가 작동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공동체가 유지될 조건을 생각하게 합니다.
7. Sinan Koont — Sustainable Urban Agriculture in Cuba
실제 공급 충격을 겪은 사회가 식량체계를 어떻게 재편했는지 보여줍니다.
8. Rob Hopkins — The Transition Handbook
개별 생태마을을 넘어 마을-읍-도시 전체를 전환시키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9. Karen Litfin — Ecovillages
세계의 실제 생태마을들을 비교함으로써 위의 이론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10. GEN — EmerGENcies Manual
이것은 특히 중요합니다. GEN이 생태마을의 경험을 위기 대응으로 연결해 만든 매뉴얼입니다. 현재 GEN의 공식 도서·자료 목록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 ‘지속가능성’에서 ‘재난 대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GEN의 최근 교육자료를 보면 생태마을 운동의 관심이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GEN의 퍼머컬처 교육에는 기후와 자연 패턴, 물, 토양, food forest, 자연건축, 적정기술뿐 아니라 bioregional development와 disaster preparedness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변화입니다.
과거의 질문이
“어떻게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고 살 것인가?”
였다면 기후붕괴 시대의 질문은
“외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에도 어떻게 인간다운 공동체를 유지할 것인가?”
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GEN 역시 현재 자료를 단순한 생태마을 생활에서 더 넓은 community resilience로 확장하여, 전체 bioregion의 회복탄력성 계획을 만드는 과정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을 하나의 완전자급’보다 생물지역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서 제안했던 50~150명짜리 생태마을 모델을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핵심 생태공동체(50~150명)
↓
주변 농가·귀농인·소농
↓
지역 종자은행·육묘장
↓
지역 식량가공·저장시설
↓
목공·금속·농기계 수리 작업장
↓
의료·돌봄 공동체
↓
에너지 협동조합
↓
지역시장·지역통화·협동조합
↓
가까운 읍·소도시
↓
하나의 bioregional resilience network
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야 한 마을의 흉작이나 산불, 홍수, 질병, 기술 부족을 다른 지역이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자급자족(self-sufficiency)보다 상호의존적 자립(interdependent resilience)이 훨씬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는 생태마을의 ‘친환경성’을 탄소배출량 하나로 평가해서도 안 됩니다. 식량, 물, 에너지, 토양, 종자, 주거, 보건·돌봄, 기술, 경제, 거버넌스, 갈등해결, 교육, 문화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GEN의 Ecovillage Design Cards 역시 생태·경제·문화·사회의 네 영역을 whole-systems design으로 통합하는 접근을 취합니다.
특히 국내 독자에게 소개할 가치라는 기준을 더 강하게 적용한다면 저는 ① The Community Resilience Reader, ② Surviving the Future, ③ The Resilient Farm and Homestead 개정증보판, ④ The Earth Care Manual, ⑤ 2026년 신간 Permaculture: Practical and Radical Solutions for a World in Crisis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참고 도서
데이비드 스즈키의 마지막 강의 | 데이비드 스즈키 | 알라딘
Breaking Together: A freedom-loving response to collapse: 9781399954471: Bendell, Jem: Books
“삼전닉스 공화국에 농 중심 체제 전환으로 저항”···[만나듣다]⑥‘급진 민주주의자’ 채효정 - 경향신문
한국의 생태마을운동(ecovillage movement)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성장했지만, 유럽의 생태마을처럼 하나의 전국적 운동체계로 통합되어 있다기보다는 ① 생태공동체·귀농공동체, ② 유기농업 중심 농촌마을, ③ 도시형 마을공동체, ④ 종교·영성 공동체, ⑤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생태마을 등이 서로 겹치면서 발전해 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특히 최근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생태마을운동은 단순한 ‘친환경 주거운동’에서 지역 식량체계·에너지 자립·돌봄·교육·협동경제를 결합한 지역 회복탄력성(resilience) 운동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1. 한국 생태마을운동의 계보
한국에서 생태마을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대략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입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훨씬 이전의 유기농업운동, 귀농운동, 생활협동조합운동, 공동체운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구 사례가 충남 홍성 홍동면·문당리입니다. 문당리는 1990년대 초 오리농법을 도입하면서 친환경농업을 지역 전체로 확산시켰고, 이후 생산·유통·교육·협동조합을 연결하는 지역경제 구조를 발전시켰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사례연구에서도 문당리는 단순한 친환경 농가 집단이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친환경농업을 확산시킨 사례로 평가됩니다.
특히 홍동 지역에서는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농업·교육·협동조합·귀농인·지역주민이 연결되었습니다. 연구자료에는 풀무학교 생활협동조합, 마을공간, 건축협동조합, 지역 장터 등의 조직이 함께 발전한 것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생태마을운동을 이해할 때 홍동을 하나의 중요한 원형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현재 한국의 생태마을은 크게 다섯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유형 | 대표적인 사례·흐름 | 핵심 특징 |
|---|---|---|
| 농촌 생태마을 | 홍성 홍동·문당리 등 | 유기농업, 지역순환경제 |
| 계획형 생태공동체 | 산청 안솔기 등 | 귀농·공동체·생태주거 |
| 도시형 생태마을 | 서울 성미산, 부산 물만골 | 공동육아·협동조합·도시공동체 |
| 종교·영성 기반 공동체 | 인드라망 계열 등 | 생명사상·농업·수행·공동체 |
| 행정지원형 생태마을 | 전남 유기농 생태마을 등 | 친환경농업+농촌관광+지자체 지원 |
과거 국내 생태마을 연구에서도 계획형 마을과 기존 마을의 생태적 전환을 구별했습니다. 예를 들어 산청 안솔기 같은 계획마을과 홍성 문당리·부산 물만골 같은 기존마을 개선형이 서로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었습니다.
3. 가장 주목할 사례: 홍성 홍동
제가 보기에는 기후붕괴 시대의 한국 농업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연구할 곳은 홍동·문당리 지역입니다.
이유는 단순히 유기농업을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농업 → 학교 → 협동조합 → 생산자 → 소비자 → 귀농인 → 지역문화 → 돌봄
이라는 연결망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즉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마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지역 자체가 하나의 사회·경제적 생태계가 되는 모델에 가깝습니다. 관련 연구 역시 홍동의 특징으로 환경농업, 순환농업, 생산·유통·소비체계, 학교와 주민·농민·귀농인의 결합을 지적합니다.
이것은 앞으로 한국에서 기후위기 대응형 생태마을을 설계할 때 상당히 중요한 모델입니다.
4. 도시에서는 성미산마을이 중요합니다
서울 마포의 성미산마을은 농촌 생태마을과 상당히 다른 경로를 보여줍니다.
성미산에서는 공동육아, 대안교육, 생활협동, 주민 네트워크와 환경운동 등이 결합하면서 도시 안에서 공동체적 생활양식이 형성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생태주의의 ‘지역화’ 사례로 평가하며, 공동육아·두레·품앗이·축제 등 전통적 공동체 요소가 현대 도시에서 재구성되었다고 분석합니다.
그래서 성미산의 중요성은 농촌으로 이주하지 않고도 생태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습니다.
5. 최근에는 전남의 ‘유기농 생태마을’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지방정부 주도의 유기농 생태마을 정책입니다.
전남은 2009년부터 친환경농업과 농업환경 보전가치가 높은 마을을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해 왔으며, 2025년 말 자료 기준 73개 마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신규 지정 마을에는 생산·가공·유통·체험시설 등을 위한 육성사업과 주민교육·체험프로그램 등을 위한 활성화 지원이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곡성 당지마을은 23가구 가운데 18가구가 농가이고, 전체 경지 20.6ha 중 12.4ha가 유기·무농약 인증을 받은 상태에서 2025년 유기농 생태마을로 선정되었습니다. 공동육묘와 방제 등도 주민 공동으로 수행합니다.
이런 흐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과거 생태마을이 주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대안공동체였다면, 이제는 기존 농촌마을 자체를 생태적으로 전환시키는 모델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6. 그러나 ‘정부 지정 생태마을’과 ‘생태공동체’는 구별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정부의 ‘생태마을’이라는 행정적 범주와 생태마을운동에서 말하는 ecovillage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환경당국도 생태마을 지정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2017년 자료에는 총 31곳이 지정된 것으로 나옵니다. 현재 정부 사이트에는 별도로 2023년 생태마을 지정현황 자료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적 생태마을은 자연환경 보전이나 친환경농업이 핵심인 경우가 많은 반면, 국제적인 ecovillage 개념은 훨씬 넓습니다.
즉 진정한 생태마을은 보통
생태적 지속가능성 + 공동체 + 지역경제 + 식량 + 에너지 + 주거 + 교육 + 의사결정 + 문화·영성
까지 포함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한국에서 완성도 높은 ‘통합형 생태마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7. 한국 생태마을운동의 가장 큰 한계
현재 한국 생태마을운동의 취약점은 ‘생태적 생활’은 비교적 강하지만 ‘자립적 생존 시스템’은 약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공동체가 유기농업, 공동체 교육, 생태건축에는 상당한 경험을 축적했지만,
식량자급률, 종자자립, 물 자립, 에너지 자립, 지역통화, 공동소유 토지, 의료·돌봄, 재난 대응, 기후피난처, 장기적인 세대재생산
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사례는 드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생태마을운동과 앞으로 필요한 생태마을운동 사이의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8. 기후붕괴 시대에는 목표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앞서 질문하신 “기후붕괴 상황에서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연결하면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생태마을은 단순한 ‘환경친화적 마을’보다 climate-resilient community, 즉 기후재난 속에서도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토지 → 토양 → 종자 → 물 → 식량 → 에너지 → 주거 → 돌봄 → 교육 → 지역경제 → 공동체
이 연결고리가 한 지역 안에서 어느 정도 순환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사용자가 그동안 관심을 가져온 반다나 시바의 Navdanya 모델과 한국의 홍동·문당리 모델을 비교하면 매우 흥미로운 연구가 됩니다. Navdanya가 종자주권–생물다양성–유기농업–농민공동체를 중심축으로 삼는다면, 홍동은 유기농업–교육–협동조합–지역경제–귀농의 연결이 특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9. 한국에서 특히 연구할 가치가 있는 사례
기후·문명위기에 대비한 생태공동체라는 기준으로 제가 우선 조사할 곳을 압축한다면 홍성 홍동·문당리, 서울 성미산마을, 부산 물만골공동체, 산청 안솔기 계열 공동체, 인드라망 계열 농촌공동체, 전남 유기농 생태마을들입니다.
다만 이것들을 모두 같은 ‘생태마을’로 묶기보다는,
기존 농촌의 생태적 전환형 / 귀농·계획공동체형 / 도시 공동체형 / 종교·영성형 / 행정지원형
으로 구분해서 비교해야 각 모델의 장단점이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최근 계속 질문하신 “기후붕괴에 대비한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로 한 단계 더 나가면, 저는 한국의 생태마을을 ‘기후붕괴 시대의 생존공동체’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는 연구가 더 유용하다고 봅니다. 즉 각 마을을 ① 식량자급, ② 종자주권, ③ 물, ④ 에너지, ⑤ 토지공유, ⑥ 생태농업, ⑦ 지역경제, ⑧ 돌봄·의료, ⑨ 공동체 의사결정, ⑩ 기후재난 회복력의 10개 지표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